[더아트뉴스 진홍기자]  끝난 줄 알았던 거장의 위작 스캔들이 다시 시작됐다.

 2016년 당시에 이우환 작품의 위작 의혹이 크게 논란이 됐다. 당시 위작 조직의 총책들이 징역 7년씩 실형을 선고받았다.

  KBS 1TV는 '시사기획 창'에서 화랑가의 세계적 거장 이우환 작가의 위작 논란을 12월 12일 다뤘다.

  서울 강남과 인사동 등 화랑가에서 세계적인 거장 이우환 작가의 위작이 다시 거래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KBS 탐사보도부는 7개월에 걸친 취재 끝에 이우환 위작 의심 작품이 거래되는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거장과 위작 논란 이우환 VS 이우환’편으로 이날 전파를 탔다. 사실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는 정치인 문제나 재계 문제를 다루고 문화계 문제를 잘 다루지 않았다. 

 

 

  처음 취재는 화랑가 사람들을 통해 만나면서 “이우환 작가의 위작으로 의심되는 작품들이 또다시 거래되고 있다”는 제보로 시작됐다. 취재진은 2016년 종결 된 재판기록들을 정리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맞다”고 하고 경찰은 “아니다”고 하는 식으로 4년 전에 큰 논란이 됐다. 

  취재진은 이게 그냥 단순한 논란 정도로 치부될 정도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문화 권력에 대한 문제일 수도 있고 그다음에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비슷한 사건이 반복될 수도 있는 것에 집중했다고 한다. 

  2016년 당시를 취재했던 KBS문화부 송명훈 기자가 그때 당시에는 단순한 피해자로 알려져 던 갤러리OO측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들도 이번 탐사취재의 동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미술계는 왜 알면서도 침묵하고 있는가라는 부분에 경종을 울릴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취재진은 호가 7억 5천만 원, 세계적 건축가의 소개로 이우환 작가에게 직접 구입했다는 그림의 실체를 추적했다.

  이밖에 다른 위작 의심 작품들도 포착했으며 그중 한 건은 미술 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는  특정 종교단체 A회장의 주선으로 이우어진 작품거래였다. 

  이 작품은 한 종교 재단에서 사들인 작품이라고 했지만, 해당 종교단체 측은 이를 부인했다. 

  결국 사기 혐의로 A회장은 고소됐다. 

  그런데 이 A회장이 4년 전 한국 미술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우환 위작' 사건의 등장인물이었다. 

  위작 수사에서 국내 유명 화랑이 27점의 이우환 작품을 거래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 그림의 소장자로 지목된 사람이 바로 'A 회장'이었다.

  2016년에 갤러리OO가 A회장으로부터 이우환 작가의 그림을 대규모로 사들이는 과정에서 그림의 소장자로 믿었던 A회장이 수사 과정에서 알고 봤더니 위작 조직이 꾸며냈던 사람이라는 게 진술을 통해 밝혀졌다.

  A회장은 위작 사건이 있은 이후에도 본인은 특정종교 단체를 통해 그림을 많이 소유했다고 이야기를 했으나 취재진이 종교단체에 확인했더니 ‘이 사람이 과거에는 OO교 활동을 했던 사람이지만 OO교를 사칭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OO교는 그림 사업을 하지 않는다’라는 게 공식 입장이었다는 것.  

  취재진은 2016년 위작 사건 당시에 갤러리OO측이 “우리도 속아서 그림을 산거고 우리도 피해자다. 굉장히 믿었기 때문에 그림을 산 것”이라는 입장에 대해서 의혹을 가졌다고 한다.

  미술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고가 그림 같은 경우는 진품을 판단에 있어 그림의 출처라는 게 중요라다 그런데 갤러리OO정도 규모와 위상을 갖춘 국내 최고의 화랑에서 그렇게 꼼꼼하게 확인을 안 했다는 자체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았다”며 “그림 검증도 안 하고 사람을 믿고 그림 샀다는 건데 잘 납득이 안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어 철저한 검증은 필수다.

  전화 한 통만으로도 출처가 의심스럽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A회장의 소장 작품, 모르고 속았다며 피해자라고 소명한 화랑들, 위작범이 자백한 마당에 "내 작품이 맞다"는 주장을 이어온 이우환 작가. 석연치 않은 그 때 그 수사, 

  그리고 A회장이 이우환 작품을 27편이나 소장했다면 슈퍼컬렉터인데 미술계에 안 알려졌다는 점도 취재진은 “비상식적”으로 보았다.  

 대부분 사람은 다 위작이라고 하는데 이우환 작가는 자신이 그린 그림이라고 한 부분이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었다.

  2016년에 나왔던 위작 같은 경우는 작가가 쓰지 않았다고 하는 재료인 유릿가루가 발견되는 등 꽤 많은 증거물이 있었고 특히나 위작을 그린 화가들이 ‘이거 내가 그린 거다’라고 자백을 하는 것도 있었는데 왜 이우환 작가는 본인의 호흡과 리듬을 그린 그림이라고 이야기를 해서 그 부분도 이번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내내 의문이었다고 했다. 

 

 

  취재진은 이우환 위작 논란의 핵심인 작품 중복번호 문제도 검증 취재했다. 

  세계 4대 옥션과 국내 양대 옥션, 그리고 전시 도록 등의 이우환 작품 거래 기록을 전수 조사해 분석했다. 

   ‘중복 번호’ 같은 경우가 작가가 말한 것보다 훨씬 많이 나왔다. 번호가 공개된 데이터 중에서만 번호가 중복된 작품이 80개나 됐다.

  실수로 몇 개 중복됐을 수 있다던 규모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취재진은 “추상화에 있어서 작품번호 의미는 기록 정리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각각의 작품을 구분하는 역할도 하고 작품의 제목과 같은 역할을 한다”며 “작품번호 중복이라는 게 실수로 한 두 점이 있을 수 있어도 대규모로 그렇게 나온다면 위작이 가능성 또한 의심해봐야 한다는 게 대부분의 전문가들 이야기였다”며 “80점 전체가 다 위작이라는 소리는 결코 아니지만, 작품번호 중복이 이렇게까지 많다면... 그중에서는 작품 번호가 세 개나 중복된 것도 18점이나 있었다”고 한다.

 작품번호 중복이 너무 많다는 것은 작품의 관리가 잘되지 않았던 것에 대한 명확한 증표고 이 안에는 위장이 섞여 있을 가능성을 분명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대부분의 의견이라고 했다. 

  작가들 스스로 작품번호를 철저히 관리해야 위작시비가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위작 규모가 상상 이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취재진이 나름의 질문을 갖고서 일본까지 찾아가서 이우환 작가에게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작가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이우환 작가는 생존하는 한국의 화가 중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화가다. 우리 미술 시장에서 작품이 많이 팔리고 비싼 값에 팔리는 화가로 뉴욕의 구겐하임 갤러리 전시관에서 2011년에 개인전을 열었고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미술품 작품을 선별해서 미술 작품의 값을 정하는 아트프라이스에서 피카소. 마네 모네 등과 함께 100위권 내외로 거론되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과 작품값을 인정받고 있는 화가다.

  KBS취재진을 인터뷰한 고발뉴스닷컴에 의하면, 취재과정에 미술계 자체가 워낙 좁기 때문에 많은 미술계 분들은 이 위작 문제가 큰 문제라고 이야기하면서도 막상 언론에 직접 이야기를 하기는 꺼려하는 경우가 많았고 어려워하시는 경우도 많았다. 누군가는 알고 있을 수도 있는데 그분들의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듣지 못했다. 그런 게 조금 아쉬움으로 남고 취재하는 입장에서는 조금 더 의구심을 갖는 부분들이 말끔하게 해소되지 못해서 어려웠던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고 한다. 

  취재진은 ‘그게 미술계 관행이에요’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런 관행이란 것도 조금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제 다시 4년 전으로 돌아가 질문을 던질 때다. 결국, 누구의 책임인가?

 취재진은 "위작 의혹의 중심에 섰던 화랑들은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고, 미술계는 침묵했다"며 "작가의 침묵도 길어지고 있어 작가에게 직접 질문했다"고 전한다. 

작가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