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8일 취임한 박형준 부산시장의 아내인 조현씨가 설립한 화랑이 부산에서 개막한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에서 부스를 연 것을 놓고 적절성 논란이 일었다. 

  올해 10회째 열리는 BAMA는 부산·경남 지역 화랑 40곳, 도쿄 미즈마 등 해외 화랑 13곳 등 176개 화랑이 참가해 11일까지 미술품 4000여점을 전시하고 일부 판매했다.

  반면에 부산 대표 갤러리 조현화랑 부스는 정광호 작가 구리 조각 18점을 전시만 하고 판매하지 않는다.

  화랑 설립자인 조현 전 대표의 남편 박형준 부산시장이 당선되자마자 미술품을 판매해 구설수에 오르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1990년 화랑을 연 조현 전 대표는 2019년 1월 퇴직한 후 그 해 3월 등기이사로 취임했다.

  부산시청 안팎에선 박 시장 취임 직후 아내와 관련이 있는 화랑에서 미술품 전시·판매 행사에 부스를 차린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일었다. 

  박 시장 측은 “전시회 참여는 지난해부터 정해져 있어서 빠질 수 없는 행사였다”며 “시장 취임 직후 전시회가 열려 괜한 오해를 사는 듯하다”며 “올해는 전시만 할 뿐 그림 판매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시회 참여 자체를 취소하고 싶어도 아트페어 행사에 피해를 줄 수 있어 취소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조현화랑이라는 이름 때문에 조씨가 등기이사로 있었던 것”이라며 “이번 선거 과정에서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하기로 이미 의사를 밝혔고,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조현화랑은 현재 조씨의 아들 최재우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윤영숙 부산화랑협회장은 "부산 최고 갤러리가 조현화랑이어서 10년째 BAMA에 부스를 차리고 있다"며 "1년전부터 조현화랑에 참여를 부탁했는데 이렇게 공격을 받을 줄 몰랐다"고 전했다.

  오는 5월 부산시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아트페어’에 조현화랑의 참가와 작품 판매예정이라는 조현화랑의 설명에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4월12일 ‘아트부산’ 측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산 조현화랑이 5월 행사에 참가해 작품 판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아트부산은 5월14일 '제10회 아트부산'을 벡스코 제1전시장 전관에서 다음 달 14~16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VIP 프리뷰는 5월13일 오후에 진행된다.

  국내 92개, 해외 18개 등 110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70개 갤러리가 참가한 지난해 행사보다 대폭 늘려 조현화랑을 포함하여 가나아트,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학고재, PKM갤러리 등 국내 주요 갤러리가 대거 참여한다. 갤러리 플래닛, 아트사이드갤러리 등은 아트부산에 처음 나온다.

  화랑들은 세계적인 거장부터 신진 작가까지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부산시청은 올해 아트부산에  민간경상보조금 명목으로 2억원을 지원한다. 부산시가 지원하는 아트페어 중 보조금이 가장 많다.

  조현화랑이 시장 가족과 관계된 화랑이기에 자칫 아트페어가 정치적 로비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나오는 부분이다. 

  4월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에서는 화랑 측이 판매하지 않고 작품 전시만 해 논란을 피해갔지만, 다음 달 아트부산 행사에서는 고가(高價)의 작품 판매에 나설 전망이다. 

  조현화랑 측은 지난해 행사 참가를 확정지었고, 권대섭·김종학·박서보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치인의 가족이기에 비판과 견제는 어느 정도 감내해야겠으나 아트페어에 나가는 것까지 문제 삼으면 아예 장사를 접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최대한 잡음을 줄일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 충돌 방지를 위해 행사 불참을 통보하는 등의 방식으로 구설을 피했어야 한다는 것과 미술 작품을 돈과 권력의 결탁 수단으로만 연결짓는 것도 부정적 편견이란 시각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세간의 눈총 때문에 부산의 주요 화랑이 생업까지 접어야하는 상황으로 보여 “장사까지 막는 건 가혹하다”는 시각이다.

 

 

사진: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 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선거캠프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축하 꽃다발을 받아들고 손들어 인사하고 있는 박 시장의 부인 조현 여사.  

 

사진: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조현화랑 부스. 자료: 조현화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