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인사아트센터 특별 전시관 4층에서 안웅란 작가의 전시회가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열렸다. 

  전시회에는 30점의 작품이 출품 되었으며, 작품의 명제가 모두 "내 안의 꽃"이다. 얼핏 보기에 작품들은 도자기 작품을 연상한다. 그러나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성이 많이 깃들고 정밀하게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안웅란 작가와 대화를 나누면서 곧 작품의 비밀은 풀렸다. 그는 일상 속의 밀접한 작업 공간은 주로 집이라고 한다. 

  자연으로부터 얻은 친숙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한지, 화선지를 비롯한 지류, 톱밥, 커피콩들과 접착 용도의 마감재 등을 mixed media '오브제'란 기법으로 그는 밑 작업을 하고 있다.

  안웅란 작가의 작업은 빚어 붙이고, 건조하고, 덧붙이고, 덧바르고 재건조의 반복적 과정을 거쳐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그의 작품은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질감 느낌이나 컬러를 전달하기 매우 어렵다고 한다. 

  특히 면적 표현이 아닌 좀 더 강한 질감 표현을 하고 싶었으나 캔버스 위의 유화·아크릴 컬러 작업으로는 역부족이었을 때 동네 목공소에서 구한 톱밥을 사용하면서 원하는 질감 표현을 할 수 있었다

  그 외에 모래나 커피콩과 커피가루· 종이류를 접착제와 혼합하고 반죽하여 판넬이나 캔버스 위에 접착시켜 자연건조 시켜야만 비로소 작업을 시작 할 수 있다.  

  자연건조된 밑 작업 판위에 또다시 작업이 시작된다. 용도에 맞는 종이를 물에 불려 반죽하고 빚고 매만져 형체를 만들고 자연건조ㆍ컬러링의 과정이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혼합재료들이 사용되었기에 컬러링으로 마무리 된 작품을 코팅하듯 막을 씌우는 유광 마감을 하여 세라믹 같은 시각적 효과도 나타낸다.

  또한 오브제 재료들은 대부분 자연 친화적이다. 커피가루나 볶은 커피콩으로 작업을 했을 때는 짙은 커피향을 즐기게 되지만, 아쉽게도 마감 처리를 해야 할 때는 그 짙은 향을 가둘 수밖에 없었으며, 

  온전히 자연 친화적 재료들로만 작업하기 어렵다는 것을 절감 했다고 말했다. 그런 와중에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재료 고민과 꾸준하게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니 안웅란 작가만의 기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안 작가는 주로 지역 내에서 조용히  활동을 하다가 흔하지 않은 기법의 작품을 남다르게 봐주는 사람들과 재료·방법 등을 궁금해 하고 비슷하게 작업을 시도하는 작가 들이 있어, 그의 작품을 지역을 벗어나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좋은 작품을 창작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뇌와 인내심이 필요하듯, 그의 작품도 내실을 다지고, 내공을 쌓듯 친숙한 모습으로 수줍게, 때로는 화려하게 화면을 구성하여 따뜻하고 포근한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다. 

 안 작가는 "내 안의 꽃과 내 마음의 꽃" 속에서 그만의 세계를 추구하며,  웅지의 나래를 펼치고 있다. 비록 전시회는 성료 했지만 앞으로 안 작가의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감상 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올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 "작업과정이 복잡하고 힘들지만 기다림을 미학 삼아 점차적으로 '단순화된 여백의 미'를 살리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안웅란 작가는 서원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개인전과 단체전에 다수 참여했다. 한국미술협회 이사와  도솔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하고 현재는 한국미협 충남 여류작가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