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미 작가 8회 개인전 <Road>가 7월 13일부터 19일까지 토포하우스(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1길 6) 제2전시실에서 개최된다.

김은미작가의 작품은 나무, 옻칠, 나전, 삼베 등 자연에서 나오는 소재로 전통 기법을 현대적 표현으로 재해석한 작가만의 독특한 옻칠 회화 작업이다.

  작가는 홍익대학교 석사 논문 주제로 옻칠 연구를 한 후 기법과 소재에 다양성과 표현의 경계를 넘으며 조형, 평면 등 다양한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2022년 개인전에 선보이는 Road 작품에 사용한 황토로 눈 메우기, 삼베 싸기 등은 전통 옻칠 기초 작업 중, 나무가 틀어지기를 방지하는 기능 보안 적 공정 과정인데 그 기법을 작품에 심미적 표현 방식으로 쓰인 것은 작가만의 독특한 표현 방식이다. 

  토회칠에 쓰이는 흙에 가소성과 삼베에 재질감을 단순하고 미니멀하게 표현하고 흔히 보는 갈색 옻칠이 아닌 화려하고 깊은 색 옻칠로 자연의 색을 재현했다. 

  옻칠은 천년의 도료로 불릴 만큼 그 우수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옻칠은 다루기가 어려운데, 온도 27~28°, 습도 70%를 유지하고 여러 번 칠 살을 올려야 하며 무엇보다 한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 걸리는 작업 기간이 그 예 이다. 또한 ‘우루시’라는 옻칠의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작가의 전신에 두드러기와 가려움, 통증 또한 작업과 동반하는 어려움이다.

  그러나 작가가 옻칠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옻칠의 깊고 아름다운 색감과 더불어 작업에 쓰이는 흙, 나무, 조개 등이 모두 자연에서 나오는 재료로 작품을 한다는 자부심, 사라져 가는 자연에 대한 존중이 있다. 특히 전복, 소라 등 조개 패를 가공한 나전은 점점 환경 오염으로 아름다운 조개의 색과 빛이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재료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는 사라져 가는 존재와 기억을 표현한 나전 작품들을 선보이는데 나전 칠기 기법 중 끊음질이라는 전통 기법을 응용해서 반복되는 선, 면을 기하학적 시각 표현으로 4차원적 공간감을 주며 시간의 흐름과 그 속에 생기는 기억의 공간을 표현한 작품이다.

  옻칠은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한다. 이번 개인전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작년 10월 키아프가 이후 시작된 작품으로, 무려 10개월 동안 수많은 사포질과 반복되는 옻칠, 건조 과정을 거쳐 완성된 작품이다. 비록 완성된 후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아래에는 처음 생칠을 한 갈색 위에 검정 흑칠, 그 위에 노랑, 하늘, 파랑, 등 여러 색이 겹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