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진흥법의 문화와 예술 대중화를 위한 원래 취지는 훌륭하지만 대형건축물에서 미술장식품에 대한 리베이트 비리가 잇따르면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최근 한 건설업체에서 건축물에 설치하는 미술작품과 관련하여 리베이트 의혹정황이 드러나면서 미술계뿐만 아니라 건설업체에 까지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호반건설이 아파트 조형물 납품간 리베이트 정황이 있었던 사실이 밝혀져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정복 의원에 따르면 호반건설과 태성문화재단의 조형물 납품 정보를 조사하던 중 이러한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정복 의원실에 따르면  "태성문화재단이 호반건설 아파트 조형물 납품 리베이트의 창구 또는 문화예술사업 부풀리기에 호반건설과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호반건설이 일부 작가들에게 신축아파트 단지의 조형물을 납품하는 대가로 그룹 내 태성문화재단에 거액을 기부하도록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다.

   문 의원은 "상당수 작가들이 거액을 태성문화재단에 기부했다. 태성문화재단은 기부한 작가들의 작품을 사주고, 호반건설은 (기부 작가들로부터) 조형물을 납품받았다"며 "이것이 실제 정상적으로 거래되었는지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태성문화재단은 사실상 호반건설과 같은 회사 구조다. 호반건설 회장 등이 출연을 통해 지난 2004년에 출범한 미술문화 지원 관련 공익법인으로 회장의 부인이 이사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태성문화재단 이사장은 호반그룹의 지주사 격인 호반건설의 지분 10.85%를 소유한 인물이기도 하다.

  태성문화재단이 국세청에 제출한 결산자료의 기부자 명단과 ‘문체부 공공미술포털’에 공개된 조형물 정보를 대조한 결과, 태성문화재단에 기부금을 출연한 인물 중 총 13명의 작가가 호반건설 아파트에 36점의 조형물을 납품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와 함께 해당 작가들이 태성문화재단에 기부한 금액은 총 8억6천8백만 원에 달하며, 작가 개인별로 많게는 2억 원에 이르는 거액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을 더했다.

  태성문화재단에 기부한 작가들과 태성문화재단, 호반건설의 거래 내역을 보면 대표적으로 A작가는 태성문화재단에 1억7900만원을 기부하고, 재단은 A작가의 작품 6000만원 어치를 구매했다. 거래 내역으로만 보면 A작가는 1억1900만원을 순수 자비로 기부한 셈이다. 그런데 기부 이후 호반건설이 A작가의 작품 3점을 아파트 조형물로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방식으로 호반건설이 태성문화재단에 기부한 작가들의 작품을 사들인 것만 2011~2015년 사이 36개에 달했다. 결국 통상 1~2억원에 호반건설이 작가들의 작품을 사주는 대가로 작가들은 태성문화재단에 기부를 했다는 것이 문 의원이 제기한 의혹의 핵심이다. 

  태성문화재단 측 관계자는 이 같은 기부행위와 아파트 조형물 납품의 연관성에 대해 “순수한 기부행위에 불과하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문정복 의원실이 당시 기부금 출연 및 조형물 납품을 한 작가와 통화한 결과, 호반건설 관계자가 “신축아파트에 조형물을 납품하는 대신 태성문화재단에 기부금 출연을 요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냈다.

  이 같은 진술이 사실로 드러나게 되면 호반건설은 신축 아파트단지 내 조형물 납품 리베이트를 태성문화재단을 통해 우회적으로 수수한 것과 다름없다.

  명백한 건설 카르텔을 기반한 리베이트인 것이다.

  문정복 의원은 “본 사안은 태성문화재단이 문화예술사업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호반건설의 리베이트 수수 창구로 악용된 정황이 드러난 중차대한 것”이라며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을 통해 이와 같은 불법행위를 근절해야 한다”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의원실에서도 “호반건설의 공공택지 입찰담합 및 미술품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와 조세당국 및 경찰 등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호반건설 측은 “내용을 파악해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미술계에서는 공공장소에 설치되는 작품은 예술성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을 미술브로커와 상업성에 눈은 뜬 미술업자들이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술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브로커가 성행하고 있는 부분과 순수예술가가 아닌 전문조형물을 찍어내는 '꾼'들의 시장 잠식부분도 문제라며 이 또한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