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의 소장품이 전남도립미술관 순회전을 갖는다. 지난해 공개됐던 故이건희 회장 생전 소장품 상당수가 국내외, 시대를 망라한 거장들의 작품들로 놀라움을 자아낸 바 있어 순회전에 기대감이 모아진다. 

  리움미술관 순회전 <인간, 일곱 개의 질문>이 전남 광양에 소재한 전남도립미술관에서 5월 29일까지 개최된다. 

  <인간, 일곱 개의 질문>은 리움미술관이 지난해 10월 재개관을 기념하여 개최한 기획전시이다. 전시는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며, 폐막일까지 ‘전일 매진’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자코메티, 부르주아, 데미안 허스트 등 세계적인 현대미술 거장과 이불, 정연두, 이건용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40여 명의 작품 100여 점이 출품되는 ‘비엔날레급 대규모 기획전’으로 리움 미술관의 수준 높은 소장품과 국내외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자리였다. 각계 유명인사들도 방문해 인증을 남길 정도로 세간에 큰 이슈를 불러온 전시가 전남에서 다시 관람객을 맞이한다. 

  2004년 개관한 리움미술관이 자체적으로 기획한 전시를 다른 미술관에서 전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리움미술관 순회전은 문화의 지역적 균형 발전과 상생에 기여하고자 하는 리움미술관과 전남도립미술관의 의지가 서로 부합되어 성사되었다.

 문화향유권이 수도권에 편중되고 코로나 여파로 지역 간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더 많은 이들이 세계적 거장을 비롯한 한국 대표작가들의 작품을 관람하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리움미술관 순회전의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지난해 故 삼성 이건희 회장 생전 소장 미술품 21점을 기증받은 바 있다. 전남지역 거장들의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고품격 작품을 기증받음으로써 미술관 소장품 수준 향상, 도민의 문화 향유권 제고, 이건희 컬렉션 전시 흥행 등 개관 초기부터 높은 관심을 얻은 바 있다. 올해도 리움미술관 순회전을 통해 그 여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인간, 일곱 개의 질문>은 예술의 근원인 인간에 대해 7가지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구성된 기획전이다. 인간이란 존재 자체에 대한 의미를 고찰하고 그 미래를 가늠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인간 실존에 대한 성찰이 확산된 20세기 중반의 전후(戰後) 미술을 필두로, 휴머니즘의 위기 및 포스트 휴먼 논의와 더불어 등장한 다양한 작품을 전시한다. 

 마음과 몸, 이성과 비이성, 나와 공동체, 실재와 가상,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인간상을 조명하고, 나와 타자와 세계 사이의 변화 양상을 추측해보는 등 인간의 실존부터 본질까지 파고드는 광범위한 내용을 밀도 있게 다룬다. 

 전시장엔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청동 조각 <거대한 여인Ⅲ>(1960), 조지 시걸의 <러시아워>(1983), 앤디 워홀의 <마흔다섯 개의 금빛 마릴린>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거장들의 작품이 대거 전시될 전망이다. 이들 외에도 이브 클렝, 주명덕, 니키 S. 리, 최하늘 등 국내외 내로라하는 작가 40여 명의 작품 100여 점이 전시된다. 

 ‘거울 보기’, ‘펼쳐진 몸’, ‘일그러진 몸’, ‘다치기 쉬운 우리’, ‘모두의 방’, ‘초월 열망’, ‘낯선 공생’이라는 7가지 주제로 나뉘어 구성된다. 전시장도 주제에 맞춰 조성할 방침이다. 기존 리움미술관에서 진행되었던 전시 방향성을 최대한 유지할 것이라 밝혔다. 

 이지호 관장은 “<인간, 일곱 개의 질문>은 리움미술관의 재개관 기념 기획전이자 2022년 전남도립미술관이 선보이는 첫 전시”라며 “개관 두 번째 해를 맞아 새로운 도약의 서막을 여는 소중한 기회로 여기겠다”고 리움미술관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더불어 “이번 순회전을 통해 국내 최고의 사립미술관과 지역 공립미술관의 협업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영역 확장 및 가치 상승을 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이번 순회전을 계기로 추후 다양한 미술관도 협력 가능한 지속적인 교류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지방에서도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 문화 수준 향상 및 지역민의 문화 향유 범위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지역 공립미술관의 문화 선두주자로 나설 것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