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세계 4대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내 한국실의 확대를 추진한다. 이번 유엔 총회 기간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찾았던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의 추가 협상을 통해 한국의 유물을 장기 대여하는 형식으로 한국실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9월22일(현지시간) 밝혔다.   

  황 장관은 “미술관 내에서 한국실의 규모가 중국, 일본과 비교해 너무 작다”며 “실제 국력과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황 장관에 따르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현재 한국실로 사용되는 갤러리보다 넓은 공간을 한국 정부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8년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건축 경비를 내고 삼성문화재단이 운용기금을 지원해 개관했으며, 다양한 특별전시를 통해 한국 문화·예술을 알리는 한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부는 미술관 측과 협약을 맺고 특별전 개최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실은 중국과 일본의 전시실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다. 165㎡ 넓이로 불상, 도자기 등 국보급 문화재가 전시돼 있다.  특히 중국 전시실은 아시아관에서 가장 크고, 1987년 일본 정부와 기업의 출연금으로 개설된 일본실도 한국실보다 훨씬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황 장관은 “실제 미술관 측에서 한국실 전시공간보다 더 넓은 공간을 한국 정부에 제시했다”며 “협상을 통해 한국실을 더 넓히더라도 정부가 직접 예산을 투입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고, 그보다 유물을 장기 대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황 장관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컬렉션과 함께 리움미술관 소장품을 기반으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의 교류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장관은 “미술관 측이 한국의 고대 유물에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내 주요 현안 중 하나인 ‘이건희 기증관’ 부지를 두고 1순위로 서울 송현동 부지를 거론했다. 그는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 북촌과 이어져 있어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관광 자원 측면에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