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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뒤엎는 이승택 만의 '거꾸로, 비미술'국립현대미술관, '한국 실험미술 거장' 이승택 회고전
민주  |  theart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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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25  13: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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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이승택작가
바람·물·불까지 조각작품에 활용
통념 깬 자유로운 설치 방식 시도
60여년 독보적인 실험세계 구축한 250여점 전시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2021년 3월28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이승택의 60여년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대규모 회고전 '이승택-거꾸로, 비미술'전이 열린다. 서울관 6~7 전시실과 야외 공간에서 이승택의 작품 약 250점을 볼 수 있다.
  이승택(88)은 1932년 함경남도 고원에서 태어났다. 1950년 월남해 1955년 홍익대 조각과에 입학했다. 그는 기존 조각계에서 쓰지 않았던 전통 옹기, 비닐, 유리, 각목, 연탄재 등의 재료로 작품을 선보이면서 기존의 조각·미술 개념에 도전했다. 전시 제목 '거꾸로, 비미술'은 이승택의 이런 도전 정신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 실험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1950년대 이후 현재까지 설치, 조각, 회화, 사진, 대지미술, 행위미술을 넘나들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독자적 예술세계로 한국 현대미술의 전환을 이끈 이승택의 60여년 작품세계를 새롭게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전시명은 모든 사물과 관념을 뒤집어 생각하고 미술이라고 정의된 고정관념에 도전해온 그의 예술세계를 함축한다. 그의 예술관은 "나는 세상을 거꾸로 보았다, 거꾸로 생각했다, 거꾸로 살았다"고 하는 작가의 언명과 기성 조각의 문법에 도전한 그의 '비조각' 개념에서 잘 드러난다.
  6전시실에서는 비조각을 향한 이승택의 혁신적인 조형 실험을 '재료의 실험' '줄-묶기와 해체' '형체 없는 작품' 등의 주제로 살펴본다. 이승택은 1960년대부터 전통 옹기를 비롯해 비닐, 유리, 각목, 연탄재 등 일상 사물들로 새로운 '재료 실험'에 몰두함으로써 당시 미술계에서 통용되는 조각 개념과 결별하기 시작한다. 
  제7전시실에서 이승택이 그동안 선보였던 '묶기' 연작을 총망라해볼 수 있다. 그가 1958년 40개의 돌과 2개의 나무기둥, 노끈으로 만든 '고드랫돌'이라는 작품은 2013년 영국 런던 테이트미술관에 소장됐다.
  기성 미술에 대한 이승택의 끊임없는 도전과 예술실험은 1980년 무렵 '비조각'이라는 개념으로 정립된다. 이승택은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생각으로 민속품, 고드랫돌, 석탑, 오지, 성황당, 항아리, 기와 같은 전통적 재료를 비조각의 근원으로 삼았다.
  이승택은 1970년 전후에 바람, 불, 연기 등 비물질적 요소들로 작품 제작을 시도했다. 바람이 부는 상황, 뭔가 불 태우는 상황 자체를 작품으로 삼는 이른바 '형체 없는 작품'을 실험했다.
  1970년 '한국현대조각회전'에 대형 설치 작품 '바람'을 출품했다. 홍익대 빌딩들 사이로 100여m 길이의 밧줄을 걸고 180㎝의 헝겊 조각들을 묶어 매달아 바람에 펄럭이게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서울관 건물 사이에 약 70m의 밧줄을 걸고 이승택의 '바람'을 재현했다. '바람' 아래 놓인 파란 구체는 1991~2000년대에 선보인 퍼포먼스 '지구 행위' 때 사용된 재료다. 이승택은 이때 한국·일본·중국·독일 등 여러 나라로 오가며 지구의 상징인 대형 풍선을 굴리는 퍼포먼스 '지구 행위'를 선보였다.
  이승택은 1980년대 중반 이후 역사, 환경, 무속 등으로 관심사를 확대하며 퍼포먼스, 대형 설치, 사진 등으로 작업 영역을 확장했다. 동학농민혁명, 남북분단을 주제로 한 설치 작품들과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지구 행위 퍼포먼스’ 등을 펼쳤다. 불을 태워 그 흔적을 작품으로 수용한 ‘그을음 회화’나 물을 흘러내리게 한 뒤 그 변화 과정을 담은 ‘물그림’처럼 전위 미술가로서의 행보도 인상적이다. 
  이승택의 실험 정신은 오랫동안 미술계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2009년 백남준아트센터 미술상을 받으며 그의 작업 세계가 본격적으로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이승택은 2016년 10월~2017년 3월 독일 뮌헨의 하우스데쿤스트에서 열린 전시 'Postwar: Art Between the Pacific and the Atlantic, 1945-1965'에 초청받기도 했다. 당시 65개국 218명 작가의 작품 350여점이 전시됐다. 한국에서는 이우환과 이승택만 초청받았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 실험미술을 대표하는 이승택의 대규모 회고전"이라며 "지난 60여년 동안 미술을 둘러싼 고정관념에 끊임없이 도전해온 이승택의 여정을 되짚어보고 미술사적 위상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2013년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이승택 작가
 
사진: 이승택 작 '모래 위에 파도그림', 1987, 사진에 채색, 91x114㎝, 작가소장.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사진:  이승택 작, 무제(하천에 떠내려가는 불타는 화판), 1988년경, 사진에 채색, 81.5x116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사진:  이승택 작 '기와 입은 대지', 1988(2020 재제작), 전시마당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사진: ‘이승택-거꾸로 비미술’ 6전시실 전경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 전시장 앞에 선 이승택 작가.
 
▲ 전통옹기를 탑처럼 쌓아 올린 ‘성장(오지탑)’. 1964년 발표한 작품으로 올해 다시 만들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그을음 흔적이 남은 보드와 벽에 페인트를 칠한 1996년 작품 ‘녹의 수난’.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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