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담동 MCM하우스(매장건물) 옥상에 조각정원이 생겼다. 

  에르빈 브룸의 얼굴 없는 검은 양복 신사 조각, 돌을 비추는 스테인리스스틸로 이뤄진 알리시아 크바데 조각, 예페 하인의 대형 거울 조각 등 세계적 작가들의 미술품이 이색 풍경을 이룬다. 이 작가들은 모두 독일 베를린 유명 갤러리 쾨닉 소속이다.

  아래 5층으로 내려가면 쾨닉이 패션 브랜드 MCM과 협업한 갤러리 `쾨닉 서울` 전시장이 나온다. 

  카타리나 그로세, 노버트 비스키, 시오타 치하루, 카미유 앙로 등 쾨닉 대표 작가이자 요즘 핫한 현대미술가 20여 명 작품 40여 점으로 성대한 개관전(4월 3일~5월 1일)을 펼쳤다.

  지난해 도쿄 분점을 철수하고 서울을 선택한 요한 쾨니히 대표는 1일 영상 간담회에서 "2019년 처음 한국에 갔는데 삼성미술관 리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파라다이스아트스페이스 등 수준 높은 기업 컬렉션에 놀랐다"며 "한국이 미술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가지고 있어 갤러리를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부친 카스퍼 쾨니히는 독일 민스터조각프로젝트 예술감독과 쾰른 루트비히미술관장 등을 역임한 거물 큐레이터다.

 부친에게 물려받은 높은 안목 덕분에 비엔날레급 작가 40여 명을 거느리며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로 부상하고 있다. `쾨닉 서울`은 런던에 이은 세 번째 지점으로 최수연 P21 갤러리 대표가 운영을 맡는다.

  쾨닉처럼 세계 유명 갤러리와 아트페어(미술품 거래 장터)들이 아시아 시장 새로운 거점으로 한국을 선택하고 있다. 기존 국내 기업들의 미술품 수요에 이어 최근 들어 20~40대 MZ(밀레니얼+Z)세대 컬렉터들의 구매력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 미술 중심지인 홍콩의 정세 불안이 계속되자 새로운 전초 기지를 찾아 한국으로 오고 있다.

   세계 3대 갤러리로 꼽히는 스위스 하우저앤드워스도 서울 분관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최대 광주비엔날레, 수준 높은 젊은 컬렉터들의 구매력, 미술 시장 성장 잠재력 등을 보고 한국 시장 진출을 협의 중이라는 후문이다. 

  하우저앤드워스는 루이스 부르주아, 헨리 무어, 조지 콘도 등 유명 작가 작품을 관리 중이다. 

  영국 화이트큐브, 독일 에스터 쉬퍼, 스프루스 마거스, 오스트리아 타데우스 로팍 등은 이미 3~4년 전부터 한국인 판매 직원을 서울에 상주시켜 작품 판매를 늘리고 있다.

  2017년 서울 분관을 연 미국 페이스와 리만머핀 갤러리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한남동 페이스 갤러리는 다음달 말에 현재 전시공간보다 4배 큰 661㎡(200평) 규모 전시장을 만들 수 있는 인근 르베이지건물로 확장 이전할 계획이다. 

  삼성미술관 리움으로 들어가는 길목 초입에 위치한 곳이다. 

  페이스는 파블로 피카소, 데이비드 호크니 등 유명 작가 작품을 관리하며 국내 블루칩 작가 이우환이 소속된 갤러리다.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는 한국화랑협회와 공동으로 내년에 서울 아트페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