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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보미술관, 제주로 수년간 추진 고향 예천군... “아쉬움”만“건축작품을...” 낡은 건축법에 발목 잡혀 결국, JW메리어트 제주, 건립... 2024년 개관
김진  |  theart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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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4.08  11: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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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제주 서귀포시 호근동에 들어서는 박서보미술관 조감도.
 2020년 경북 예천군이 ‘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92)의 미술관 건립 계획을 발표했지만 예천군의 꿈은 사실상 무산됐다.  
  ‘예천이 낳은 세계적 거장’의 미술관을 세워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도 끌어들인다는 목표였던 예천군의 계획에 박 화백도 흔쾌히 동의했지만 최근 박 화백이 제주도 특급호텔(JW메리어트 제주)에 2024년 박서보미술관을 건립하기로 하면서 수년 동안 계획해온 예천군의 진행은 이변이 없는 한 멈추게 됐다.
  문제의 시작은 건축법과 턱없이 적은 설계비가 발목을 잡았다고 한다. 
  박 화백은 2020년 예천군에 미술관 건립을 승낙했다.
미술관은 예천읍 남산공원 7만1,700㎡ 터에 연면적 4,832㎡, 지상 3층 지하1층 규모로 255억원을 들여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 화백이 ‘스위스 건축가 피터 줌터에게 미술관 설계를 맡길 것.’이라는 한 가지 조건을 달았다.
 건축가 줌터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거장이다. 하지만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은 공공기관이 건축물 설계를 발주할 경우 공모 방식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 특정인을 콕 찍어 공공건축물 설계를 맡기는 걸 금지하고 있다. 
  예천군은 줌터 측에 “공모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단번에 거절당했다.  
  설계비의 경우도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사업비를 250억원으로 책정한 예천 박서보미술관의 설계비는 전체의 5%인 약 12억원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이 기준을 넘겨서 설계비를 지급하지 못하는 국토교통부의 규정 때문에 세계적인 건축가를 데려오기엔 턱없이 부족했다는 얘기다.  특정인에게 설계를 맡기고 예산을 초과하는 비용을 들이는 것은 건축법 등에 위반되는 사항임에도 예천군은 사업을 밀어붙였다.
  지난해 8월에는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 심사를 통과한데 이어 새로 구성된 군 의회도 설득해 사업을 진행했다. 
  4,400만원의 예산으로 박서보미술관 건립 실시설계타당성용역도 마쳤고, 군수와 군의장 및 군의원 2명, 관계 공무원 등은 지난해 9월 해외 미술관 견학차 일본을 다녀오기도 했다.
  올해 박서보미술관건립에 따른 실시설계비 15억원의 예산도 군의회 심사를 거쳐 마련했다.
  순조롭던 사업이 무산 위기를 겪게 된 것은 건축가 피터 줌터 측이 '예천군에서 제안한 설계 공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꺽지 않는데다 박서보 화백이 암투병으로 사업 진척이 어려워지면서 예견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시골 마을에 이렇게 큰돈을 들여 미술관을 왜 짓느냐”는 예천군의회의 반대도 한몫했다.    예천 박서보미술관 사업이 지지부진해지자 JW메리어트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박 화백 측에 “조만간 서귀포에 문을 여는 JW메리어트 제주에 박서보미술관을 짓자”고 제안한 것이 성사되었다.
  지난 3월 14일 제주 서귀포시 한 호텔에서 박서보미술관 기공식이 열린 사실이 예천군에 알려졌다.   
 예천군은 위법 논란을 불구하고도 박서보미술관을 강행했지만 제주 건립이 공개되자 결국 포기했다. 
  박서보미술관은 2024년 JW메리어트 제주 내 1만1571㎡ 부지에 지상 1층(로비), 지하 1~2층(전시관) 규모로 들어선다. 
  박 화백이 설계자로 스페인 건축가 페르난도 메니스(72)를 추천했다. JW메리어트 고위 관계자가 직접 스페인으로 날아가 그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4년 여름에 개관목표로 3월14일 제주 서귀포시 ‘JW메리어트 제주 리조트&스파’ 부지에서 착공식이 열렸다.
  기공식에 참석한 ‘박서보 화백은 “마음 속 응어리를 치유하는 미술관을 기대한다”며 “동시대 같이 활동한 좋은 작가들의 전시를 통해 한 시대의 연대성 같은 것도 강조하고 그랬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개관일에도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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